- 3일 배아 이식 vs. 5일 배아 이식: 무엇이 더 우수한가?
보조생식술(Assisted Reproductive Technology, ART)의 발달에 따라 배아 이식의 시점을 결정하는 문제는 난임 치료 성패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현재 임상 현장에서는 **3일 배아(Day 3 cleavage stage embryo)**와 5일 배아(Day 5 blastocyst) 중 어떤 시점에서 배아를 이식하는 것이 보다 높은 임신률과 출산율을 보장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최근 논문과 연구 결과들을 바탕으로 두 방법의 장단점과 최신 경향을 고찰하고자 합니다.
1. 배아 발달 단계의 이해
3일 배아는 수정 후 약 72시간이 경과한 시점에서 6~8세포기로 분열한 상태이며, 아직 배반포로의 분화는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반면 5일 배아는 배반포(blastocyst) 단계에 도달하여, 내세포괴(inner cell mass)와 영양막(trophoblast)이 형성되며 착상을 위한 준비가 완료된 상태로 간주됩니다. 이러한 생물학적 차이는 이식 후 착상 가능성과 유산률, 그리고 출산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2. 최근 논문 및 연구 동향
① 임신률 및 출산율
2022년 Fertility and Sterility 저널에 게재된 대규모 메타분석(Maheshwari et al.)에 따르면, 5일 배아 이식은 3일 배아 이식에 비해 착상률과 임신률, 그리고 생아 출산율이 모두 유의하게 높게 나타났습니다. 이는 장기 배양을 통해 발달 가능성이 높은 배아를 선별할 수 있다는 이점 때문으로 해석됩니다.
또한, 2021년 Human Reproduction에 실린 연구에서는 동일한 환자군에서 3일 배아보다 5일 배아 이식을 진행한 경우 누적 출산율(cumulative live birth rate)이 높았다고 보고하였습니다. 특히 35세 이하의 여성, 배아 개수가 6개 이상 확보된 환자군에서 그 차이가 더 뚜렷하게 나타났습니다.
② 유산률 및 다태아 임신
배반포 단계 이식은 자연적인 착상 시기와 유사한 타이밍으로 배아를 자궁 내에 전달함으로써 **자궁 환경과의 동기화(synchronization)**를 개선하고, 이에 따라 자연 유산률이 낮은 경향을 보입니다. 또한 최근에는 배반포 단계에서 단일배아이식(single embryo transfer, SET)을 시행하더라도 높은 임신률을 기대할 수 있어, 다태아 임신의 위험성도 줄일 수 있는 전략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3. 3일 배아 이식의 장점과 고려사항
그럼에도 불구하고 3일 배아 이식이 완전히 대체된 것은 아닙니다. 다음과 같은 경우 3일 배아 이식이 선호될 수 있습니다.
- 배아 수가 적은 경우: 배아가 2~3개 이하인 경우, 5일까지 배양할 경우 배아가 발달을 멈출 위험이 있으므로, 3일 차에서의 조기 이식이 고려됩니다.
- 고령 환자 혹은 반복 실패 사례: 이식 횟수가 많지 않거나 환자의 나이가 많을수록 조기 이식을 통해 기회를 확보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 배양 환경의 제한: 일부 기관에서는 배반포까지 안정적으로 배양할 수 있는 환경이 제한적일 수 있으며, 이 경우 3일 배아 이식이 안전한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4. 국내외 최신 가이드라인 및 임상 적용
대한생식의학회와 ESHRE(European Society of Human Reproduction and Embryology)는 공통적으로 배반포 이식을 우선 권장하는 추세이며, 특히 PGT(배아유전자검사)나 동결이식을 고려할 때는 배반포 단계에서의 검체 확보가 유리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타임랩스(Time-lapse) 기술과 AI 기반 배아선정 소프트웨어가 발달하면서, 배반포 배양의 정확성과 안정성도 증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5. 결론 및 요약
현재까지의 과학적 증거와 임상 결과를 종합해 볼 때, 임신률과 출산율, 유산률 감소 등의 측면에서 5일 배아 이식이 3일 배아 이식보다 우수하다는 결과가 다수 보고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환자의 개별 상황(나이, 배아 수, 배양 환경 등)을 고려한 맞춤형 접근이 여전히 중요하며, 모든 경우에 일률적으로 배반포 이식이 더 낫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궁극적으로는 의학적 근거와 함께 환자의 선호도, 생식의료진의 경험, 배양 기술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최적의 이식 시점을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